긴 호흡 80

새벽(?)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난다. 이말이 진리인가 본의 아니게 여섯시 반에 잠을 깨 버렸다. 평일에는 일곱시에 일어나는 것도 그리 힘들었는데... 다 어제 일찍 잠든 때문이리라.. 약속이 없는 금요일 밤은 , 평일과 다를 바 없다. 아니, 사실 평일 보다 더 조용하다고 해야겠지. 일도 될 수 있는 한 일찍 끝내고 집으로 들어오지만 막사 집에 들어와서는 별 다른 새로운 일은 없다. 그냥 평범한 일상 뿐. 책을 보다가 컴퓨터를 켜고 시간을 보내다가, 방 좀 치우려고 하다가 영화 볼 거 있는 지 찾아보다가...그러다가 시간이 간다. 밤이 적당히 깊은 때에 볼 만한 영화를 하나 찾았지만, 사실 이미 늦은 후 ~ 열한시가 넘은 이후의 영화 보기는, 내 몸이 이미 지루해했다. 곧발 잠으로 ... 사실은 모든 건 내 문제인..

긴 호흡 2009.09.12

자동차

따지고보면 일주일에 차가 꼭 필요한 날은 이틀밖에 안된다. 수요일엔 어차피 움직이기 싫어하고~ 금요일엔 일찍 퇴근 안하고.. 퇴근 해봐야 할 일도 없고~ 주말에 서울 갈때 왕복 한번 혹은 두번 그게 다다. 이젠 공식적으로 애인도 없고.. 만날 이도 없기에 주말에 굳이 바락바락 서울을 갈 필요도 없는 그런 상황인데... 없다가 있을 때 좋은 건 그냥 그래도... 있다가 없을 때의 불편함은 어떻게 안 되는 것 같다. 차가 필요한 시간을 따져보면 극히, 내 생활의 극히 일부일 뿐인데도, 차가 있다가 없으니 무언가 내 생활이 무지 불편하고 힘들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아침에 출근을 할때도 불편하고- 차가 있어도 버스타고 다녔지만- 왠지 수요일엔 장보러라도 나갔을 것 같고..-그런 적은 일년에 두어번 있을라나....

긴 호흡 2008.03.27

사고& 사건.

3월 1일. 생과사의 경계를 잠시 다녀왔다. 말이야 이렇게 거창하지만, 사실.. 워낙 순간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고, 그 기억이 그렇게 오래 갈 것 같지도 않다. 이런 기억은 오래오래 남겨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하는데 말이다. 사건의 원인은 간단하다. 그날도 또 큰 싸움이 있던 날이었다. 그녀와 진짜 헤어지려고 맘 먹었고 헤어지기로 했고, 난 친구를 만나러 서울 올라가는 길이었다. 내게 분이 덜 풀린 그녀는 .... 화가나면 절대 전화하기 싫어하는 그녀는, 자신의 화를 문자로 풀었고... 잘못된 운전습관을 지니고 있던 나는, 오는 문자를 족족 운전하면서 읽었다. 문자가 왔길래 습관적으로 핸폰을 꺼내서 문자를 읽었다. 분노에 찬 문자가 좀 길었다. 여덟줄은 되는 문자를 읽고 정면을 봤는데 아뿔싸, 앞 차가 ..

긴 호흡 2008.03.25

연락

1. 숭례문이 불탔댄다. 저런 미친놈이~~란 생각을 해 봤지만, 뭐랄까... 이런 커다란 사건마저 사실은 그저 가십거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슬쩍 가슴이 아프다. 내게도 그저 스쳐지나가는... 잊혀질 수많은 사건중의 하나로 다가오다니.. 2. 설 연휴는 어느 덧 후루룩 지나가버리고. 설 연휴 즈음에서 또 한 세번쯤 헤어졌던 우리 아가씨는, 짧았던 일요일의 만남 후 다시 연락이 안된다. 그날 내가 뭘 잘못해서일까? 아니면 벼르고 벼른 마지막 만남이었던 것일까? 아직은 현실감 보다는 그냥 아쉬움으로 느끼고 있지만 , 다시 외로움이 찾아오면 후회하겠지? 설 연휴동안 본의 아니게 소홀 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게 쌓여서 또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이겠지? 그리고.. 알고 있다. 그녀도 나도. 이젠 정말 마지막이라는 것을..

긴 호흡 2008.02.12

어쩔 수 없는 것.

설사 살을 깎는 고통이 있더라도 곪은 상처는 뜯어내야 한다. 흉터가 짙게 남아 평생 그 상처에 아파하고 부끄러워 할 지라도... 아프다고 계속 내버려 두다간 더 커질 수 밖에 없으니... 차분한 이성적 분노다. 이 상황에서 불과 같은 분노를 내뿜지 못하는 게 조금 이상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뭐, 이건 누구에게 배운 거라고 생각하고. 모든 상황들을 자근자근 씹어보니 되려 더 차분한 분노와 결정만이 내려진다. 이대로 계속 할 수는 없다. 그애는, 이틀 정도 지나니 본인의 분노는 사그러든 듯 하지만, 나를 향한 화는 여전히 남아 있는 듯 하다. 나보고 까칠하다고 왜 그러냐고 나무라는 그 어조는 분명 자기 기분이 아니 좋으니 나보고 달래달라는 거겠지?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 그냥 그냥 아픈 가슴을 안고 , 아..

긴 호흡 2008.01.24

#4

어쨋든, 가장 신경 쓰이는 일이 세번째 일이었으므로. 그제 그냥 기분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더랬다. 싸운 것도 아니고, 싫은 소리를 한 건 더더욱 아니었다. 존재감이 전혀 없는 내 존재가 싫어 그냥 기분이 안 좋았던 것이었는데... 한나절동안 달래려고 시도를 하는 듯 하더니 그 다음엔 다시 연락두절이다. 전화도 안받고, 문자도 그냥 무시. 그러다가 열두시가 다 되어서 날라온 문자 하나 '이제 실랑이 그만해요. 이미 오빠도 느끼고 고민하고 있는 일이란 거 알아요 모른 척 그냥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했는데 역시나... 그날 같이 술 먹는 게 아니었는데.. 이제와 소용없는 일일지만. 엉클어진 실타래는 역시 풀수가 없네요 서로 더 끌지말고 이제그만 놓아요. 오빨 위해서 그게 좋겠어요' 늘 이런 식이다. 내가 흔들..

긴 호흡 2008.01.23

정리.

반년만의 나들이인데.. 그냥 저 아래의 우울한 몇마디로 끝내기엔 너무나 아쉽군. 요새 사는 모습 몇 마디쯤은 적어놓아야 몇년 뒤에 다시 이 글을 보면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적을 거리를 떠올려보니 괜시리 더 우울해지는 게 굳이 적지 않는 게 더 낫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지만.. 1.우선 2008년이 밝았고 난 '서른-1'이 되어버렸다. 장난스레 회사에서 '서른되면 죽어야지'라고 농을 했으나... (울 부서에서 서른 미만은 아무도 없다.) 죽을 맘은 전혀 없고, 단지 2란 글자가 붙는 마지막 나이라는 게 조금 서글프다. 올해는 이렇게 처음부터 서글픈 한해가 될 것인가. 2.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덕분에 주식시장이 곤두박질 치고있다. 내 돈....내 돈 ㅋ 나름 작년동안 나 나름으로 쏠쏠하다고 생각했던 펀..

긴 호흡 2008.01.21

뒷모습

그 어떤 일이 있던 마지막의 내 뒷모습은 네게 아쉬움과 미련을 남길만큼 깔끔하고 단정하길 바랬는데 쉽지가 않네. 마음 먹었던 대로 되지 않는 다는 자책을 하며 글을 시작하고 있어. 어제 불안했어, 하루 종일. '핸드폰을 두고 가지 않은 건가?' 밤이 지나고, 받지 않는 전화벨이 30초를 지나고 1분을 넘기면서 예상을 했지. 아침에 출근하면 메일이 한번 더 날 기다리겠거니, 예상외로 메일이 없기에 되려 더 궁금해 졌었는데, 역시나 넌 생각을 해야겠다더군.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넌. 절대 물어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버티려던 내 맘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네. 왜 생각이 필요한 건지, 생각 따위가 왜 필요하냐고 소리지르고픈데….. 답은 어차피 하나인 걸 알고 있기에. 알지만 절대 듣고 싶지 않기에 지금도 앞으..

긴 호흡 2007.06.29

메일.

기나긴 어제를 보내고 오늘을 추스렸다. 한 일 없이 종일 피곤했던 밤을 보내고, 밝지 못한 월요일 아침. 회사에 가서 메일을 확인하니 눈에 띄는 스팸메일 한통 제목:오빠- 발신자: U 지구별 여행자 너무나 스팸스러운 메일.... 짜증이 확 올라왔다. 이따위 스팸도 못 걸러내다니..라고... 하지만 그 메일은 스팸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슬펐다. 어떻게 메일을 알아냈을까? 아.. 명함.... 이었군... 내용이야, 내용이야 뭐 별 다를 것 없었다. 전형적인 메일. '고마웠지만 여기까지다' 라는 내용. 그 글이 어떻게 씌여져 있던 결국에 담고 있는 의미는 변하지 않는 걸.... 슬퍼졌다. 괜히 더. 그냥 ..그냥 잊었으면 좋았을 것을 차라리 말을 말 것이지, 그 아이는 왜 괜히 그러는 것인지..... 덕분..

긴 호흡 2007.06.25

업무시간에..

화요일 밤의 짧은 전화 이후로 H랑 연락이 안된다. 그날 밤까지만 해도 아무런 일이 없어 보였었는데.. 그날 밤의 전화는 무슨 목적이 있어서 였을까? 마지막 말이라도 하려 했었던 건가? 내 전화 없이 H가 스스로 걸었던 첫 전화 였는데 - 안지 석달 열흘만에..-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되어버린 건 아닌지.. 답 없는 문자에, 받지 않는 전화를 그저, 그저 피곤해서 그런 것이려니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억지로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도 내겐 그리 긍정적인 일은 아닐 듯 싶다. 오늘, 그리고 이번 주말을 보내보고는 확실한 내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난 한주간 참 좋았었는데... 잠깐씩이나마 얼굴도 보았고, 계속 전화에 문자에~ 좋은..

긴 호흡 2007.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