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10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적 없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적 없다. – 청아 내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서 한점 부끄럼 없다 단지 후회를 하나 하자면 그날, 그대를 내손에서 놓아버린것 뿐. 어느새 화창하던 그 날이 지나고 하늘에선 차디찬 눈이 내려오더라도 그 눈마저... 소복 소복 따뜻해 보이는 것은 그대를 향한 내사랑일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적 없다. ----------------------------- 우연히 돌아다니다 저 그림을 보고 .... 화들짝 놀랐었다. 내 맘을 한 줄로 요약한 듯한 그림... 찾아보았더니, 두번 째 행이 어찌나 가슴을 후벼 파던지... 무슨 할 말이 있어 보자고 한 건 아니었다. 이미 손을 놓아버렸던 내가 무슨 염치로... 벌써 다른 손을 꼬옥 잡고 있을 네게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으리... 그냥 , ..

시의 향기 2011.08.13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 용혜원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 용혜원 당신을 처음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느낌, 해맑은 웃음 한마디, 한마디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대가 내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 같아 둥지를 잃은 새가 새 둥지를 찾은 것만 같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을 함께 맞추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 한 다발을 받은것보다 더 행복했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은 사람입니다... ==================================..

시의 향기 2011.04.24

사람이 그립다 - 강재현

사람이 그립다 - 강재현 이유없이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다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서 있는 날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마음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몸만 살아 움직인 날은 진짜 사람이 그립다 가슴 속 뒤주에 꼭꼭 숨겨두었던 속내 깊은 이야기 밤새 풀어놓고 마음이 후련해 질 수 있는 그런 사람 세월가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일지라도 눈물로 쏟아내면 채에 걸러 맑은 물로 내 가슴에 돌려 줄 뿌리 깊은 내 나무 아, 이젠 나 역시 누구의 눈물을 걸러 줄 그리운 사람이고 싶다. =========================== 그리운 , 외로운 밤이다. 오늘도 역시... 이젠 그만 아니 그립고, 외롭고 싶다. -SiO2-

시의 향기 2007.03.04

희망

희망 -기형도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언제부터인가 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언제부턴가 아무때나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 E양과 전화 중에 갑자기 떠오른 시. 맨 처음 이 시를 보았을 때는 정말 가슴 아팠었는데.. 역시 시간의 먼지란, 지금은 그때의 감정도 그저 아련한 기억일 뿐. -SiO2-

시의 향기 2006.09.11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강재현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 강재현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 .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하고 살자 . 너무 어렵게 셈하며 살지 말자 . 하나를 주었을 때 몇 개가 돌아올까 . 두개를 주었을 때 몇 개를 손해볼까 . 계산 없이 주고 싶은 만큼은 주고 살자 . 너무 어렵게 등돌리며 살지 말자 등 돌린 만큼 외로운 게 사람이니 , 등돌릴 힘까지 내어 사람에게 걸어가자 내 이상형의 포근한 외모를 가진 ...그 누나 미니홈피 메인의 말.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하고 살자 .' 검색해서 무슨 시인지 찾아봤다.. 오늘은 왠지 센치한 날인가보다. 이제 가벼운 사랑 시들에 뭉클하던 시기는 지났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 ..

시의 향기 2006.01.07

눈 오는날 시를 읽고 있으면 - 이생진

눈 오는날 시를 읽고 있으면 -이생진 시 읽는 건 아주 좋아 짧아서 좋아 그 즉시 맛이 나서 좋아 '나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 하고 동정할 수 있어서 좋아 허망해도 좋고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파도 그 사람도 배고플 거라는 생각이 나서 좋아 눈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 올 것 같아서 좋아 시는 가난해서 좋아 시 쓰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서 좋아 그 사람과 헤어진 뒤에도 시 속에 그 사람이 남아 있어서 좋아 시는 짧아서 좋아 배고파도 읽고 싶어서 좋아 시 속에서 만나자는 약속 시는 외로운 사람과의 약속 같아서 좋아 시를 읽어도 슬프고 외롭고 시를 읽어도 춥고 배고프고 그런데 시를 읽고 있으면 슬픔도 외로움도 다 숨어 버려서 좋아 눈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눈에 파묻힌 집에서 사는 것 같아서..

시의 향기 2005.08.15

가끔 보고 싶은 사람이 너였으면 -신병진

가끔 보고 싶은 사람이 너였으면 -신병진 문득 옛기억속에 남겨진 흑백영화처럼 가끔 생각나는 사람이 너였으면 한 바탕쏟아지는 소낙비처럼 잊혀짐의 그늘 속에서도 불쑥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너였으면 가벼운 웃음으로 만나 농담 반 진담 반 나눠도 아무런 부담없고 술한잔하고 싶을때 비오는 날 누군가와 그 빗속을 걷고 싶을때 생각나는 사람이 너였으면 이렇게 가끔 보고 싶은 사람이 너였으면.. ------------------- 가끔은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요즘은 괜히 엉뚱한 fantasy만큼의 황당한 상상속에 산다.. 아무것도 없다는 건 되려 더 .... -SiO2- 2003.11.16 ============================== 가끔은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건 되려 더..

시의 향기 2005.07.07

비망록

비망록 -김경미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 보니 스물 네 살이었다. 神은, 꼭꼭 머리카락까지 졸이며 숨어 있어도 끝내 찾아 주려 노력하지 않는 거만한 술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他人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은 것이었으므로. 스물 네 해째 가을은 더듬거리는 말소리로 찾아왔다. 꿈 밖에서는 날마다 누군가 서성이는 것 같아 달려나가 문 열어 보면 아무 일 아닌 듯 코스모스가 어깨에 묻은 이슬발을 툭툭 털어내며 인사했다. 코스모스 그 가는 허리를 안고 들어와 아이를 낳고 싶었다. 유잣속처럼 붉은 잇몸을 가진 아이. 끝내 아무 일도 없었던 스물 네 살엔 좀더 행복해져도 괜찮았으련만. 굵은 잇몸을 가진 산두목 같은 사내와 좀더 오래 거짓을 겨루었어도 즐거웠으련만. 이..

시의 향기 2004.09.06

이기적인 슬픔들을 위하여

이기적인 슬픔들을 위하여 -김경미 아무리 말을 뒤채도 소용없는 일이 삶에는 많은 것이겠지요 늦도록 잘 어울리다가 그만 쓸쓸해져 혼자 도망나옵니다 돌아와 꽃병의 물이 줄어든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꽃이 살았으니 당연한데도요 바퀴벌레를 잡으려다 멈춥니다 그냥, 왠지 불교적이 되어갑니다 삶의 보복이 두려워지는 나이일까요 소리 없는 물만 먹는 꽃처럼 그것도 안 먹는 벽위의 박수근처럼 아득히 가난해지길 기다려봅니다 사는 게 다 힘든 거야 그런 충고의 낡은 나무계단 같은 삐걱거림 아닙니다 내게만, 내게만입니다 그리하여 진실된 삶이며 사랑도 내게만 주어지는 것이리라 아주 이기적으로 좀 밝아지는 것이지요

시의 향기 200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