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변화 없이 그저 계속 되는 소개팅은, 연필을 깎지 않고 글을 쓰는 것과 같다. 가늘고 간결한 글을 , 글씨를 바라면서 계속해서 글을 쓰지만 연필을 다시 깎지 않는 한, 쓰면 쓸수록 글씨는 계속 굵어지기 마련이다. 점점 감정은 메말라가고, 소개팅보단 소개팅이 아닌 만남에서의 사람들이 되려 더 여자로서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여성을 만나러 가서는 되렴 무덤덤하고,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을 알아가면서 되려 '여성'을 본다. 그럼 난 소개팅에서 무얼 보는 걸까?.... 사람? 아니면... 어이없이 사람을 조목조목 분해해봤던 어느 저녁. 그냥 그렇게. 조목조목 사람을 분해해본 어느 날에. 이런 건조한 마음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