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이었지만.. 다들 들뜬 마음으로 선착장으로 나갔다. 우리가 탄 화물선(?)에 비해 상당히 작은 배가 하나 떠나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일곱시 반이군. 이틀 뒤에 우리가 타고 떠날 제주도발 목포행 배다. 저녀석은 정시에 도착하는 데 우리는 이게 무어란 말인가. 일출을 볼 때 즈음에 섬에 다다라서 곧 내렸어야 했건만 한시간여나 늦은 셈이다. 하지만 괜찮다 어쩌겠는가, 여행은 원래 그런 것이다. 계획대로 꽉 짜여진 여행을 좋아하는가? 가령 지금 내가 여행중이라고 하면 오늘 오후 네시에 내가 어디에 있을 지 미리 알 수 있는 그런 여행 말이다. 그건 여행이 아니다. 그건 그저 쳇바퀴도는 일상의 다른 이름일 뿐이지 , 진정한 여행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을 맞딱뜨리는 데 있다. 너무 무계획인 여행은 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