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

전환.

풍경소리 2011. 4. 19. 22:22
왠지 오늘은 몇자 끄적여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서...
쓸 이야기도 없는데..

아참~
정체성 이야기는 쓸만 하겠구나.

작년 12월 25일 이후로 대략 넉달의 시간이(살짝 우기면...)지났다.
아직까지도 문득문득 그립고, 보고싶고...그렇다.
요즈음 바쁜 일도 없이 너무 여유롭게 살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머릿속에선 , 내 기억속에선 제대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아이.

덕분에 침울해 진 시간이 늘었지만,
동시에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다.
'난 어떤 사람인가?'
'내겐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

내가 좋은 남편감이 되지 못한다는
-좋은 남자친구는 아니더라도 좋은 남편은 될 거라는 내 주장(?),내지 자신을 무너뜨린-
그 아이의 그 말을 되새기면서...
내가 어떤 사람일까를 계속 고민하고....

그 사람과 결국 엮어지지 못한 지금을 돌아보면서 내가 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를 고민해본다.
난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
그냥 이쁜 사람? 내 말 잘 듣는 사람? 아니면 날 잘 이끄는 사람?
밥 잘해주는 사람? 돈 많이 벌어주는 사람? 내게 의지하는 사람? 날 믿고 따르는 사람?
이런류의 고민은 솔직히 무익하다.
화두를 던진 지는 벌써 석달 그리고 한참이지만,
화두라는 말처럼 너무나 피상적인 질문에서 더이상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석달간 생각했던 게 겨우..
'잘 모르겠다' 라는 결론과...
석달간 혼자 침잠했더니 너무 가라앉더라는 축축한 한숨뿐.

그래도 시간의 힘인지, 아니면 봄이 오고 있어서인지..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

진책임이 갑자기 밀어넣어준 소개팅.
사실 전환이라기보다는 '고민'의 연장이다.
requirement도 정하지 못하고 헤메고 있는 내게,
믿음 깊은(?) 집사님의 딸이란 말은 그 단어조차만 들어도 난 평정심을 잃는다.
나는 '믿음'이란 단어와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가고 다른 방향을 보고 생각하고 있기에
믿음의 자녀와는 담을 쌓고 싶은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좋은 인연을 소개시켜주고 싶은 그분의 맘을 생각하면,
그리고....
진짜 인연을 만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 생각해야겠다고....
그런 마음으로 즐거이 나가겠다고 다시 내 맘을 잡았다.

상대편에게 비친 내 모습은 어떤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