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읽고 나서

도시 속 신선 이야기

풍경소리 2011. 4. 13. 20:31

작년 까지의 팀장이셨던 '성'이사님은 
단학, 혹은 단전호흡, ....매니아(?)시다.


우연히 모임에서 본인께서 회사 내에 단전호흡 모임을 만들었다고 하시길래,
예전에 '단월드'에 심취해서 수련자(?) 과정에 들겠다고 우리를 경악케 해서,
우리가 도시락 싸서 말리게 만들었던 유호의 기억도 있고 해서...
- 뭔가 부정적인 어휘로 설명이 되는데, 어쨌든 나 자신의 '단학' 내지는 '단전호흡'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이었다. -
'저도 하고 싶어요' 라고 했더니, 하려면 어디어디로 오라....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남양의 단전호흡 동호회에 가입 완..


본인이(성 이사님) 가진 책 중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빌려주겠다고 하시길래,
가장 가벼운 책인 '도시속 신선 이야기'란 책을 빌렸다.
97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지금은 2011년 ,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저자가 몸담고 있는
 '석문호흡'  재단(???) 에서 자신이 수행(?)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담담하게 하지만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난,
난, 늘 느끼는 거지만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이다.
누가 뭐라고 말하면, 그냥 가만히 듣고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련만,
거기에 대한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늘 내리려고 한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을 괜히 내가 한번 더 생각하고 그릇되게 결론 내리고..
이런.


내가 단전호흡을 하겠다고 나선 데에는 별 다른 생각이 있지 않다.
단전 호흡의 효용성 여부를 떠나서, 이를 하다보면 어쩌면 정신수양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어딘지 모르게 모난 내 성격이 많이 둥글둥글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늘 불안해 하는 내 마음이 조금 더 안정되지 않을까해서 였다.
그 정도면 이 단체(?)의 세계관까지 알 필요 없이 그냥 열심히 숨만 쉬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난 왜 이 책의 세계관을 따지고 드냐고...
단전호흡을 통해 도계로 입문하게 되면,열한 단계의 하늘이 있다고 한다.
'기'의 존재와 '임동맥(?이던가..무협지에서 늘 나오는 이야기인데..ㅎㅎ)' 타통이라던가,
소주천 대주천까지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히 넘길 수 있는데,
열한 단계의 하늘까지는 좀 너무하지 않냐고.....
도계에 입문하면 11단계까지 가는데, 뭐 그건 좋아... 그렇다 쳐.
왜 같은 하늘(예를 들어서 2단계)에 들어간 다른 사람들은 서로를 만날 수 없는 것이냐고..


이 책에서 하늘의 단계 이야기는 그리 큰 분량이 아님에도
난 거기에 집착하고 있고,
평소에 '만들어진 신'이나 '지상 최대의 쇼' 같은 도킨슨의 책들에 심취해 있는 나로서는,
아니 거기까지 안 가더라도,
학교에서 정상적인 수학과 과학을 배운 사람으로서..
너무 휘황하잖아.....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실 하늘 구경을 하는 단계까지 갈 일이 없을텐데...
그런데도 난 고민이 된다. 이걸 그냥 모른 척 하고 열심히 숨만 쉴 수 있을까???

출간일 2002년 10월 31일

ISBN-13 9788987779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