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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날

풍경소리 2006. 12. 23. 22:25

대략 45분 정도 남은 시점이다.

지난 한 달간 잘 쉰 것 같다. 마음은 바빴지만 진정으로 몸이 바쁜 일은 없었던 듯.
조직이 바뀌고 덕분에 모든 일들이 잠시 정지해버렸다.
원래하던 일도 정지해버렸고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해야만 하게 된 또 다른 수많은 일들도.

하려고 했던 많은 일들은 훈련소를 다녀온 이후로 미뤄진 듯 하다.
수많은 절대 다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받아 왔다고 팀장도 그룹장도 얘길하지만,
아직 와 닿지는 않는다.
머리는 사고기관이지 감각기관이 아니니까.

열 네명이서 전차종을 담당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고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분명 위에서는 다하기를 기대할 것이고 결국 어느 한 부분이 펑크 날 때까지 우리를 닦달해대겠지.
불쌍한 것은 우리들뿐이고.

미안하면서도 아니 미안한 것이 지금이 바로 그 절묘한 휴지기 라는 점이다.
도약하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기일는지,
죽기 전에 마지막 숨을 들이키는 순간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시간이 있다.
내가 한달 정도 빠지더라도 다른 사람이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다녀오는 1월말 모든 것이 다시 원래대로 누구나 예상하는 대로
시간이 다시 움직이겠지. 빡빡하기 그지없는 그 순간으로.

오늘도 일찍 가련다.
학교로 가서 사람들과 오랫동안 나누지 못했던 대화들을 조금 나누어 보련다.
입원해있는 누나는 어쩌지
…….

ps)어제 회사서 시간이 남아서 쓴 글.
결국 학교는 못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