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호흡

개김

풍경소리 2006. 9. 22. 18:31
'NF 갈았어?'
...
'아뇨, 일단 MG 센서 떼고 생각하려구요'
'왜,하기가 싫어?'
'예,뭐 하기도 싫은 것도 있구요, 내가 왜 이거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허,참.. 그러면 어떻해?'

대놓고 개겼네요.-a-
하지만 너무 싫었다구요.

금욜 밤에-있던 모임 깨고 회사에 남아 있는 것만 해도 억울한데,
잡무에....
밤에 시킨일이란 부품 교환 작업.
그것도 간단한 녀석이 아닌, 내가하면 한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

대부분의 사원들은 이미 집에 간 시간,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냐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하면
의욕이란 사전속에서만 존재하는 단어일 뿐, 제 생활과는 무관한 단어가 되어버립니다.

해 본적도 없이, 작업자(노조원 아저씨)도 없이 혼자 볼트 풀고 조이고...
서툴러 살 긁히고 데이고, 기름 묻고...

닦고 조이고 칠하는 게 우리네 동네 일이라곤 하지만,
이번주 처럼 뭔가 나사 빠진 주에는 말 그대로 노가다는 너무나 하기 싫네요.

난 왜 학교를 다녔을까,
차라리 공고나 갈 것을....
그게 일도 안하고 오래 벌고 편히 사는 길인걸.....
고민도 없이, 생각도 없이....

그리고 헛된 꿈도 없이....

개겨 봤자겠죠?
다시 여섯시가 되면 결국엔 또... 차를 올리고 부품을 갈기 시작할 겁니다.
잘 안되겠죠?

혼자 속으로 화를 내고 혼자 속으로 삭이겠죠......
그렇게 금요일 밤은 지나갈겁니다...


이것이 인생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