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

생각의 바다

풍경소리 2006. 6. 1. 22:48
I wanna stop this.

MBTI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유형을 나눌때는 누구나 내향성과 외향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내향성과 외향성, 그런 검사를 할때는 어느 유형이라도 다 좋다라고 말하지만, 까놓고 얘기해서 수학이랑 체육을 잘한다고 하면 대학가기에 더 좋은 건 수학을 잘하는 쪽이다. 극단적으로 잘한다면야 체육 쪽이 되려 낫겠지만 일반인의, 범인의 삶에서는 속편하게 수학을 잘하는 게 더 좋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예의상 말해주는 진실과는 달리 각 성격의 유형마다 더좋고 나쁨은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내향성과 외향성을 따진다면 대부분 외향성이 더 좋다라고 말하리라.

하지만 난 불행히도 내향성이고, 점점 외향적으로 변해가고 있고 -자신의 본래 성격을 살려라고 말하는 검수자(?)들의 충고와 달리- 변해가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아직 천성은 그대로인 지라, 내 내향성은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내 성격은 일반적인 경우에 빛(?)을 발한다. 흔히 얘기하는 내향성과 외향성의 가장 간단한 차이는 바로 그거다. 외향성은 생각도 안하고 말을하고 행동을 하며, 내향성은 생각만하고 말을 안하고 행동도 못한다는 차이다. 어디까지나 대체로이긴 하지만 내 경우에도 잘 들어맞는다. 좀 덜 들어맞고 싶지만. 정말 난 생각이 너무 많다.

별로 생각해서 득될 것 없는 경우에도 쓸데 없이 생각이 많다. 이번도 마찬가지. 어쩌면 밀어붙이면 될런지도 모른다. 관심은 없어보이지만, 난 나름대로 괜찮은 사람이다- 나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잘 안되면,뭐 좀 어떤가? 좀 아프면 그만이고 그런거지. 문제는 차라리 그게 아니었다. 담배가 문제다. 머리 숙이고 들어가야 할 입장에서 담배를 생각하면 머리 숙일 의지가 안 생긴다. 그렇다고 별 관심도 없는 이에게 고자세로 나갈 수도 없고. 혹 저자세로 나가서 잘된다고 하더라도 아마 난 그 담배를 볼때마다 나 혼자 고민에 빠질 거다. 내가 뭐하고 있는 건지 내가 왜 이러는 건지. 숙이고가면 내가 괴롭고 머리 빳빳이 세우고 잘 될리도 없고. 훗, 그런 패러독스에선 그냥 그 세계를 벗어나는 게 최선이다.

게다가 내가 정말 그녀에 대한 감정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 외로움의 덩어리가 그저 그녀의 얼굴로 탈을 바꿔쓰고 있는 건지에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내 머릿속은 정말 쓸데 없는 생각으로 가득차버렸다. 역시나 결론 없는, 아니 결론은 알고 있지만 별로 알고 싶지 않은, 그래서 고민만 계속하게 되는 그런 무의미한 고민들.

그냥 벗어나는 게 최고다. 아무도 모를 때, 잠시 나 혼자 아파하고 그냥 나 혼자 잠깐 고민하고 말면 될 일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내 고민만 늘어날것이기에. 단지 난 무한의 고민 대신에 눈앞에 보이는 외로움을 선택한 것 뿐이다.

스물 일곱,
내 인생의 최고의 시기,
그런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