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호흡

칼라박스?..color box??...

풍경소리 2006. 4. 27. 21:55
혹시나 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color box는 그림물감통이라고 나오는 군.

역시나 콩글리시였어...

여튼 주제는 그게 아니지.
영어권 국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컬러박스, 칼라박스를 한국인인 우리들은 알고 있지.
바로....책꽂이라고 번역해야 하나?... 여튼...

오늘 퇴근 길에 , 처음으로 혼자 남양(화성시내)을 가서,
처음으로 물건을 구입하였다. 바로 칼라박스.

별것도 아닌 그저 13,000원짜리 저가 제품 하나 산 거가지고 글까지 쓰냐라고 말한다면
이 말 자체에 대해서 반박할 건 사실 없다.
하지만 이 칼라박스는 물건 자체보다 이 물건의 구매가 의미하는 게 더 크다.

입사한 지 어느 새 8개월째, 포란재 들어온 지 여섯달이 되었건만(물론 a/s두달은 빼야되겠지만,일단은 포함시켜서) 처음에 들어올 때 꼭꼭 싸온 책상자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모든 건 그대로... 들어올 때 그대로..그저 옷이랑 몇가지만 펼쳐 놓았을 뿐 다른 녀석들은 들어올 때 그대로 박스 안에서 잠들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다시 떠날 마음이었기에, 여기서 오래 살거란 생각을 전혀 안했기에. 포란재를 빨리 곧 금방 뜨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a/s만 끝나고 돌아오면 그냥 방을 빼려고 생각했었다. 갑갑한 여기를 벗어나서 탁트인, 뭐 굳이 제대로 트이진 않았더라도 도시로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을 넘는 건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나가 살면 들 비용을 생각하니,
그리고 막상 적당한 돈에서 타협하려면 가기가 애매한 곳이 많다.
굳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수원인데, 따지고 보면 난 수원에 아무런 연고도 없다. 그저 여기를 벗어나는 거라면 너무 설득력이 없지 않을까? 주말에 어떤 것이라도 하려고 생각하면서 여길 벗어나려고 하는 건데 경기도 남부지방으로 간다고 해서 서울에 가기가 그렇게 편하고 빠를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지금 불확실한 hmc의 사정을 보니 영...
못 미더워서 일단은 여기에 붙어 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랑 매형도 말리고 있고...
그래서 일단은....

그런 의미에서 산 게 바로 이 colorbox.......
여기에 조금이라도 더 붙어 살겠다는 결심의 한 단편이다.
그래서 난 지금 착찹하다.
...
이곳에서 나의 황금기여야할 스물 일곱을 이렇게 보내야 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