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라도 다녀오자

중원 옛길을 찾아서. -한문답 답사.

풍경소리 2005. 6. 14. 01:00
논문심사도 끝났고...
부담없이.. 답사를 따라갈 수 있었다..

답사지는 그렇게 호감이 가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날 좋은 기회였다.
게다가 새로 산 300d 테스트도 할 겸....
완벽한 기회라고나 할까?..



유성룡이 과거길에 경치에 반해 지었다는 정자...
말 그대로 정자는 볼 게 없고 주변 경관만 볼만했지만,
내 관점으로는 그 좋다는 경관마저 도로에 침식당해
제맛을 잃어 보였다.



고모산성..
역시 내 역사관은 삐뚤기만 했다.
역사속 건조물을 보면 .. 그때 그 건조물들을 만들었던 말 없는
민초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만이 든다.
군사적 요충지이니 만큼 멋지기만 한 경관을 볼 수 있는 산성 앞에서
난 감탄보다는 동정의 감정을 먼저 느꼈다.
특히.. 이 좋은 요충지인 산성을 버리고 탄금현으로 죽으러 간 ..
신립장군이란 녀석에겐 다시금
밥맛이란 생각이....-a-



역시 산성위의 경관은.. 아까 정자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
한국요를 찾아서...
.......
막사발을 굽는 가마터...
8대째 내려온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가마터.
덕분에 나도 생각할 거리가 무지 많아져버렸다.








망댕이를 가지고 만든 한국형가마.
가마의 원리도 재밌긴 했지만.. 내가 생각한 건 그런 게 아니라....

아무리봐도 예술인이라기보다는 잘 꾸며진 기능공 내지는 장사꾼에 가까운
8대째 가업을 잇는 그분...물론 그분의 업적 내지는 예술성을 폄하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내가 보기엔 그에게는 예술혼이라기보다는
잘 잡은 아이템 하나로 번창하는 체인점 주인의 분위기가 풍겼다.
정말 원해서 그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돈이 되기 때문에 하는 분위기....

그리고 '재현 도자기' 라는 것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든 듯도 하다.
예전 조선시대의 막사발을 재현하는 게 최고의 목표라는..
그건 예술이 아니라 기능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한 일본 에서 인정받는 '막사발'을 만드는 게 지상과제인 듯한 뉘앙스가
풍겨서 거북했다. -물론 그게 돈이 되겠지만-
사실 막사발이란 거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신경 안쓰던 분야가 아닌가..
예술로 인정받고프면 우리나라사람에게 맞는 예술을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들이 좋아하는 조선시대 막사발
-일본인들이 처음 제대로 접한 도자리라서 인기있는 거겠지-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맛이 나는 우리의 막사발도 구워보시는 게 어떨런지..

하지만.. 예술인의 혼과.. 장인의 혼은 구분해야 할 것.
장인의 혼은 충분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지식은 분명 인정받아야 할 정도였다.

........하늘재......






역시나.. 민초의 입장에서 생각한 이후에 역사적 건축물은 다 적이 되어버렸다.
폐사의 느낌은 여전히 신비롭게 아늑했으나...
저 불상에 깃든 마의태자의 전설은 짜증나기 그지 없었다.
신라를 조용히 갖다바친 경순왕에게 불복한 '매파의 기둥' 마의태자....
도대체 나라가 정말 자신의 것인가?
마의태자의 진짜 저의는 예정된 '왕'자리를 빼앗기기 싫었다는 게 아니었을까??
왕이 하고싶어 뒤엎어버린 태종이나 세조와 같은.. 그런 게 아니었을까??



중원고구려비



탑평리 7층석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