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

열정이라.

풍경소리 2005. 3. 15. 20:39
막 LG 입사 지원서를 쓰려고 하는 참이다.

대충 스펙들은 알아서 적고.
이제 자기 소개서류의 글을 쓰려고 하는 순간,
탁 막힌다.

'자신이 가진 열정에 관하여'
'본인이 이룬 가장 큰 성취에 관하여'
'본인의 가장 큰 실패에 관하여'
'본인의 역량에 관하여'
'본인의 성격에 관하여'
'본인의 10년 후 계획에 대해'

만만치 않은 주제들이다.

우선.
딱 막히는 게 '열정'부터이니..
난 참 무미건조하게 살긴 살았나보다.
살아오면서 그냥 그렇게 물에 물탄듯 조용히 지냈을 뿐.
나를 불태우며 활발하게 살았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과연 난 무엇을 위해서 살아왔으며,
무엇을 위해 앞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내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동기는 그저 생존욕 뿐일까?
단순한 그저 삶에의 욕망을 넘어서는 그 무엇은 없단 말인가.

내 열정은 무엇에 있을까?
열정이라.

몇번을 다시 생각해도 나랑 친하지 않은 단어인데,
어떻게 잘 포장해서 꾸며야 할까?
오늘 내로 저 여섯개의 항목을 다 채워넣어야 하는데,
솔직히 약간 까마득하군.

거짓말 하기엔 내 글솜씨가, 내 상상력이 부족하고
진실을 적기에는 빈 공란이 너무나 커 보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