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라도 다녀오자

남한산성.

풍경소리 2005. 3. 14. 18:05
요즘 사실 상당히 갑갑하다.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해석의 문제.

다행히도.
현섭이랑 박상을 꼬실 수 있었기에...
햇볕을 맛본 주말이 되었다.

남한 산성은 8호선 산성역에서 시작된다.


산성역 2번출구에서
9번 버스를 타면 이곳 저곳을 둘러 남한산성으로 직행한다.
1200원이라는 거금이 상당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좀 좋지는 않았지만.
but 마치 산맥을 넘는 듯한 급커브로 점철된 꼬불꼬불한 길을 가다보니
600원을 두번이나 찍었던 그 주머니 가벼워지는 아픔(?)은 많이 가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름대로 상당히 올라서 터널을 지나면
갑자기 자그마한 분지와 그리고 그 분지에 자리잡은 마을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남한산성 등산 내지는 관광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막 내려서 주변 지역도를 보면 상당히 멀어보이는 산성의 모습에 놀라게 되지만
막상 걷기 시작하면 곳곳을 금방금방 갈 수 있으므로, 괜히 겁먹지는 말 것.

도착했으면, 일단은 위로.....






처음엔 성벽이 지금까지도 제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놀랐었지만,
다시보니 역시나 , 시멘트로 발라놓은 성벽이었다.
70년대의 박정희 작품이라고 -아무도 그렇게 말한 적 없고, 실제로 그런지도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되는- 결론을 내려버렸다. 정비한지 한참이 된 건지 벌써 슬슬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시멘트 안의 흙조각들을 보니...조금 씁쓸하다고 해야할까?
한국인의 산책지는 될 수 있을지언정, 진정한 역사 유적지나 관광지는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그런 아쉬움 말이다.



분지 안에는 곳곳에 음식점이고..
등산로 이곳 저곳에 벤치가 놓여있기에 여름이라면 데이트코스로도 나름대로 좋아 보였다.
자가용 있으면 산성 안까지 드라이브해서 놀러오고
-대신에 차 막히기 시작하면 끝장이다. 도로가 워낙 좁고 험해서.. 막히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그냥 잠깐 5분 걸어 올라가 벤치에 앉아서 얘기나 하다 내려오면 될 듯.




정상에 올라가면 서울이 다 보인다.
관악산도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내 생각엔 관악산보다 더 전망이 좋았다.





하늘은 너무 맑았고..
바람은 너무 쎘다.--;
사실 지금이 산에 가기에 좋은 계절은 절대 아니다.










갑갑해서 바람한번 쐬러 가기에 좋은 곳일 듯.
물론 바다도 좋겠지만.
산과 바다 나름의 미학은 서로 다르니까.



그리고 남한산성 곳곳에는 이름모를 절들이 너무나 많다.
저번에 언뜻 듣기로는 호국불교로서 승려를 병사로 활용하기 위해서 절을 많이 지어서
그렇다고 했는데 흘려들은 거라서 확실치는 않다.
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들러보기도 좋은 듯.



나름대로 정상 부근에 있는 수어장대.
단청을 페인트로 칠하다니.. 울나라 전시행정이란 참....
덕분에 나무 안 썩는 건 장점이라고 해야 할까나....








승만 할아버지도 다녀가신 듯...
조용히 왔다가면 뭐 덧나나. 저런 만행(?)을 저지르고..ㅋㅋ
옆의 나무는 잘 크긴 하더라만...
애정은 안가더군..


대충 두세시간 정도 둘러본 것 같다.
성의 왼쪽 부분만 돌고 왔으니 시간이 덜걸렸고.
날 추운 것도 있었고..
남자들끼리가서 거의 말 없이 다닌 것도 있었다.(이게 젤 클지도..)

그래도 한번쯤은 가 볼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