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

까짓거...

풍경소리 2006. 5. 10. 23:35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MS양을 만났다.
11월에 결혼한다더군...

그녀가 말했다, 박상이 그랬다던가?
내가 분명 후회할 거라고.....

대답했다.
후회는 이미 몇년 전에 했었다고,
이제는 그냥 아쉬움만이 남아 있다고.

그런 거다.
과거에 그때 그 순간에 제대로 잘하지 못했던게.....
후회가 되고 그리고 그게 또 시간이 지나면 단지 아쉬움으로 변질 될 뿐..
(참고로 M양과 사귀었다던가 그런 게 있었던 건 전혀 아니었다.
단지 소개팅으로 만난 사이였지만 내가 잡지 못했었을 뿐...)

돌아오는 길에,
남양에서 포란재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생각을 했다.
지금 쏭양....
마음에 드는 것과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나는 쏭양...
내가 첫눈에 정말 마음에 들고 좋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세명중 한명.. 그 두번째.

갑자기 지난번 만남에 너무나 이뻐 보이고,
가까이 가고싶은 마음이 생겨버려 내 당황함을 이끌었던 그녀.

주변에 남자가 너무나 많은 그녀,
문자를 보내도 답이 잘 없는 그녀...
전화를 해도 늘 바쁜 그녀....
나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그녀...

갑자기 친한 척 하기엔 이미 너무 친해져있는 그녀...
....

내 얇고 좁은 인간관계에서 빼기 힘든 그녀.....

M양은 나보고 생각이 너무 많다고 한다.
맞다고 백번 인정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결책이 상큼하게 떠오르는 건 더욱 아니다.

좁고 얇은 인간관계....
더욱 좁히면.....
이러면..
저러면....
또 거절 당하면.......

아직도 기억에 지울 수 없다.
처음이었을 거다. 대놓고 누구에게 마음에 든다라고 말해본 건,
돌아온 말은 '그냥 소개팅해, 오빠..'......였을 거다.
지금이라고 달라질까?... 지금 ..?...?.....이라고?

결론은....?..
까짓거 아프고 말지뭐,
상처 받는다고 신경 쓰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굴 속의 고슴도치에 불과한 걸..
까짓거...
아프면 되는 거 아냐?..?..
난 이제 겨우 스물 일곱.. 딱 좋을 때라고.....
실패하면 그만큼 더 내려가보는 게 아니겠니?..^^

까잇거......

ps)하지만 역시나...
방금 전 전화는 30초만에 끝나고..
'있다가 내가 다시 전화할게, 오빠'......
물론 전화가 온 적은 없다. ^^

한번 제대로 아파보는 게지뭐.....

ps2).....
그런데....
난 이번 주 토요일에 또 소개팅이 잡혀 있다..
지난 번과 달리 이번에는 왠지 내키지 않는다.